최근 오픈마켓을 통한 창업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아이템 하나만 잘 고르면 누구나 쉽고 꾸준히 좋은 매출을 낼 수 있는 쿠팡 마켓플레이스가 성공적인 판매 플랫폼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창업을 꿈꾸고 있지만 어떤 아이템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이들을 위해 쿠팡 마켓플레이스에서는 현재 쿠팡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판매자들의 아이템 선정 기준과 개발 과정을 상세히 다룬 <팔리는 아이템 시리즈>를 준비했다.
가구를 소비하는 트렌드가 달라졌다. 사람들은 이제 매장 방문하는 대신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다양한 가격대의 가구를 살펴보고, 오래 사용할 비싼 가구를 고집하는 대신 실용적이고 트렌디한 디자인의 가구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한다.
퀸스갤러리는 가성비가 뛰어난 가구를 판매하는 대표적인 국내 중소업체다. 10만 원대의 '파란들 엑소 스틸 책상' 하나로 쿠팡에서만 단일 품목 매출 1억 원 이상을 기록했다. 퀸스갤러리는 2007년 설립 이후 약 매년 200%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현재는 연 매출 70억 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퀸스갤러리의 매출 90% 이상은 자사몰과 쿠팡을 비롯한 온라인 채널에서 발생한다. 오프라인 매장, 자사몰, 홈쇼핑에 주력하는 대규모 가구 회사와 달리, 중소 규모의 퀸스갤러리는 이커머스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세우고 있다. 오피스에만 약 20여 명의 직원이 상주하며 크고 작은 온라인 채널을 관리하고 운영한다. 온라인 판매 총괄을 맡은 김지현 차장은 쿠팡을 소위 ‘믿는 구석'으로 꼽았다.
“쿠팡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꾸준히 매출이 나오는 채널이에요. 비수기가 없어요. 이사 철이 아닌 여름에도 꾸준히 매출이 나오더라고요. 대신 쿠팡에서 하는 모든 기획전과 할인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추가비용 없이 노출도를 높이는 전략을 썼어요.”
쿠팡에서는 가장 많은 사람이 만족하는 상품이 자동으로 상단에 노출된다. 정교한 알고리즘 기술 덕분이다. 퀸스갤러리의 경우도 초기 구매자들의 좋은 후기 덕분에 상위에 노출되고 이후 계속해서 높은 매출을 유지할 수 있었다. 코로나 이후에는 메인 품목인 책상의 매출이 2배 가까이 성장하기도 했다. 많은 고객도 고객이지만, 카테고리에 국한되지 않은 고객의 쇼핑 패턴도 쿠팡의 강점이다.
“최근 셀프 인테리어와 홈퍼니싱을 주제로 한 인테리어 관련 서비스와 플랫폼이 많이 생겼잖아요. 그런 곳들도 온전히 가구만으로는 그 수많은 고객들을 유입시키지는 못했을 거예요. 감각적인 인테리어 사진, 예쁘거나 활용력 좋은 작은 생활용품, 저단가의 미끼상품으로 유입을 많이 시켰죠. 몇 천원, 몇 만원의 비교적 손쉽게 살 수 있는 금액대의 상품을 사게 함으로써 그 경험으로 고객의 신뢰를 얻어 커다란 가구까지 판매하는 전략이에요. 쿠팡에는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아이템이 있어요. 로켓배송으로 신뢰도와 기대치도 높고요. 그래서 좋은 아이템을 좋은 가격에 판매하기만 해도 안정적인 매출을 낼 수 있는거죠.”
처음부터 쿠팡이 퀸스갤러리의 주요 판매 채널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온라인 판매 초기에는 무작정 여러 판매 채널의 문을 두드리며 채널을 확장하는 데 집중했다. 쿠팡도 그중 하나였다. 당시만 해도 가구 업계는 쿠팡 입점을 꺼리는 분위기였다.
“가구가 무슨 쿠팡이야. 홈쇼핑 채널에나 집중하라고 말하는 분들이 업계의 대다수였어요. 그 선입견을 딛고 빠르게 입점한 것이 매출을 낼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였죠. 원룸에 잘 어울리는 서랍장, 수납형 침대, 선반형 책상 이렇게 세 가지 가구를 쿠팡에 주력으로 판매했는데, 이 제품들의 가격대가 마침 쿠팡과 잘 맞았던 거예요. 사람들이 저렴한 걸 샀는데도 퀄리티가 좋다고 후기를 쓰고, 후기가 좋으니까 1위를 하고… 소위 대박이 났죠.”
2020년 9월 현재 퀸스갤러리는 23개 채널에 입점해 있다. 이중 쿠팡은 장기간 전체 온라인 매출의 약 30%를 차지했다. 이는 자사몰보다 높은 수치다. 특별한 마케팅 없이도 꾸준히 좋은 매출이 유지되고 있다.
“쿠팡은 고객 입장으로 설계됐다는 게 보여요. 쿠팡에서 물건을 구매해본 사람이라면 계속 여기서 물건을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관심 상품을 계속 추천해주고, 상품 검색 결과도 믿을 수 있고, 결제도 간편하죠. 한편 판매자 입장에서는 가격 변경, 특정 색상 품절 처리와 같은 상품 관리가 정말 쉬워요.”
초기 퀸스갤러리의 인기 상품은 ‘파란들 렉세스 대리석 식탁’과 ‘파란들 애플 대리석 거실장’이었다. 가격은 90만 원 대와 40만 원 대로 저렴하다 보기는 어려웠다.
“2017년 이후부터 가성비 높은 가구의 판매량이 급격히 늘기 시작했어요. 이전까지는 값이 비싸더라도 고급스럽고 무게감 있는 디자인의 가구가 잘 팔렸다면, 어느 순간 실용적이면서 가격이 낮은 가구의 매출이 수치로 확인될 만큼 눈에 띄게 확 뛰더라고요. 시장의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고 느꼈어요. 이 흐름을 놓치면 안 된다고 판단했죠."
퀸스갤러리는 40~50대 주부에서 20~30대 1인 가구로 타깃 연령을 낮췄다. 주머니가 가벼운 1인 가구가 주요 구매층이 되면서 가격대를 낮추는 전략이 필요했다. 그때부터 소위 가성비 좋은 실용적인 가구를 주력 상품으로 선보이기 시작했다.
새로운 타깃인 2030 1인 가구는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나 가구에 관한 지식이 많은 편이다. 예전에는 가구 업계 관계자들만 알았던 하이엔드 가구나 지식을 SNS나 온라인 집들이 콘텐츠 등을 통해 자주 접하고, 검색만으로 쉽게 가구에 쓰이는 자재들의 장단점을 찾아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SNS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고객의 시야도 넓어졌어요. 고객들이 이전까지는 매장에서 추천하는 가구를 구입했다면, 지금은 개인의 취향과 성향이 이전보다 분명해진 거죠. 그래서인지 본인의 스타일에 맞게 조립할 수 있는 모듈형 가구가 인기를 끄는 추세예요. 가구를 구매하는 방식도 변했어요. 예전에는 장바구니에 1~2주간 담아두고 고민했다면, 이제는 가구도 옷처럼 바로바로 주문하는 추세랄까요.”
이러한 변화 속에서 돋보이는 퀸스갤러리의 강점은 단연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퀄리티다. 타사 제품 대비 퀄리티에 비해 압도적으로 저렴한 가격은 온라인 판매 전략에도 영향을 줬다. 퀸즈갤러리는 최대한 거품을 빼고 가격을 합리적으로 책정한다. 김지현 차장은 고객이 먼저 제품을 경험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만족스러운 경험이 입소문과 재구매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과감한 온라인 판매 전략은 품질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실제로 쿠팡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파란들 엑소 스틸 책상'은 흔들리거나 휘어질 위험이 있는 중국산 철제 책상과 다르게, 무거운 물건을 올려놔도 전혀 흔들림 없도록 무게 중심을 고려한 두꺼운 철제를 사용했다. 또 위와 아래에 선반을 다는 등 실제 사용하는 고객의 입장에서 실용성을 고려해 여러 번 디자인을 수정했다.
“싼 가구는 쉽게 변형되잖아요. 저희는 제품이 배송되면 반품되어 돌아오는 일은 없게 하자는 생각으로 만들어요. 해외공장(OEM)과 국내공장을 수시로 방문해 점검하고, 새로운 상품이 만들어지는 경우에는 작은 부자재까지 꼼꼼히 살피고요. 제품에 대한 고객 후기나 문의를 유심히 듣고 현장에서 어떻게 수정할지 소통해요. 이렇게 신경 써서 만들었는데 고객이 경험해보도록 해야죠. 그래서 잘 팔리는 채널이 중요한 거예요. 쿠팡은 실제 구매까지 이어지는 고객을 알아서 찾아주는 채널이고요.”
퀸스갤러리의 김지현 차장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중소 규모의 업체에 온라인 채널 확장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 역시 2년 전 온라인 총괄을 맡았을 때 막막함을 느꼈지만, 쿠팡에 입점한 뒤 자사몰로 해결되지 않던 고민을 의외로 손쉽게 해결했다. 신규 판매자도 불필요한 상술 없이 아이템만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판매 환경 덕분이다.
“브랜딩 차원에서, 혹여나 채널을 확장했다가 아이덴티티를 잃어버리지 않을까 입점을 망설이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판매를 통해 이익을 얻으려면 온라인 채널 확장은 필수라고 생각해요. 수많은 고객에게 일단 경험하게 만드는 건 브랜드 관점에서도 분명 도움이 되는 전략이에요. 물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죠. 그중 하나가 쿠팡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쿠팡은 온라인에서 매출을 내고 싶다면 꼭 함께 가야 할 채널이에요."